‘속옷 훔치고 목욕탕 도촬’ 공무원, 징계 수준이…

 

 

"성도착증 탓에 야밤에 남의 집 속옷 훔쳐" ... "질병 문제네"  :  정직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도촬" ... "신앙심이 깊은 사람"   :  견책
"음란물 연속 유포" ... "청소년 취업 많이 시켰다"  :  견책
"0.081% 만취 상태 뺑소니" ... "고의 입증 없다"  :  견책 


국회가 중소기업청에서

 받은 범죄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여기엔 중기청 소속 공무원 2명과

 

관할

 고등학교 교사 2명의

 범죄 사실과 이에 대한 처벌

 결과가 담겨있다.

 

공무원 사회의

 '도덕적 해이'와 '기강 문란'이

 심각하다는 비판이다.

50대

공무원,

"도촬, 스트레스

해소용이었다"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홍익표 의원이 받은 자료를 보면

2014년 5월 부산울산지방

 

중기청

 소속 50대 공무원 A씨는,

 부산의 한 대학병원 화장실에서

  다른 남성들이 용변을 보는 모습을

 휴대전화로 몰래 찍었다.

 

며칠

뒤에는 목욕탕에서

 다른 손님들의 나체와 은밀한

 부위를 촬영하다 붙잡혔다.

 

 


A씨는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보호관찰소의  선도를 받는 조건으로

'기소유예' 처분됐다.

그럼 중기청

 자체 징계위원회는

어떤 처분을 내렸을까? A씨는 징계위에

 출석해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촬영 자체에 흥미를 느꼈다"고

  진술했다. 징계위원들은

 

"A씨가 종교적 신앙심이

 깊은 사람이다", "유포 목적으로 찍은 것도

  아니고, 많이 반성하는 것  같다",

 

"변호사 비용으로 이미

 수천만 원을 쓴 것 같다"는 이유로

  '견책' 처분을 내렸다.

[견책(譴責)]
업무상

과오를 저지른 공무원을

 꾸짖고 타일러 잘못을 뉘우치게

하는 처분을 말한다.

당장

현실적인 불이익은

없지만, 후에 인사고과에서

 불리할 수도 있다.

 

 


"나는 성도착증에 충동장애" ... 그래서 선처?

경남지방 중기청 소속

 40대 공무원 B씨는 2015년 8월

 창원의 한 주택가에서,

 

빨래건조대에

 널린 여성의 속옷가지를

발견하고 담을 넘었다.

 

이런 식으로

 2014년 말부터 붙잡히기 전까지

 10개월 간, B씨는 출장길이나 점심시간을

 틈타 85차례의 범행을 저질렀다.

 

훔친 속옷은

 모두 764점에 달했다.
검찰은 B씨를 '야간 주거침임 절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중기청 징계위원회에

 출석한 B씨는 자신이 범죄를 저지른 건

병(病) 때문이라며 선처를  요구했다.

 

중기청이 제출한 자료에서

  밝힌 B씨의 발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성도착증에 의한 충동장애로

범행을 저질렀다.

 

석 달간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재범의 유혹을 뿌리치려고

 이사까지 갔다. 선처를 바란다'

징계위원들은 이 해명을

 설득력 있게 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질병적인 문제이므로 해임은

 너무 중하다",

 

"범죄 부분은 형사처벌이 될 테니,

 공무원으로서 품위 유지를 못 한 부분만

 처벌하면 된다" 등의 의견을 내놨다.

 

결과는 정직 3개월.

  '정칙'은 중징계(파면-해임-강등-정직)

 중 가장 가벼운 처벌이다.

 

 


강력 범죄 줄어드는데, 성범죄는  는다

한국

 형사정책연구원이

  발표한 '한국의 범죄현상과

 형사정책'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에서 살인·강도 같은

 일부 강력범죄는 유의미하게

줄어든 반면,

 

강간·강제추행·준강간·

 강간상해·강도강간 등의 성범죄는

 높은 비율로 늘고 있다.

 

2005년

 1만 3천631건이던

 성범죄발생 건수는

 

2014년에

 2만 9천863건으로

2.5배 증가했다.

인구

 10만명당 성폭력 발생 비율도

 2005년 28.3건에서 2014년엔

 59.2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음란물 유포·음주 뺑소니에도 '멀쩡'

중소

 기업청의 '범죄 불감증'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중기청이

 관할하는 한 공업고등학교의

남자 교사 C씨는,

 2013년 4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12차례에 걸쳐 여성의 은밀한 신체 부위가

 찍힌 사진을 블로그에 올리다

  덜미가 잡혔다.

 

C교사는 음란물

  유포 혐의로 송치됐는데,

대구지검이 기소유예

처리했다.

 

"피의

 사실은 인정되지만,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는 목적으로

<이뤄진 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 이유였다.

[기소유예(起訴猶豫)]
;죄를 범한

사람에 대해 공소(公訴)를

제기하지 않는 검사의 처분

해당 학교의

징계위원회 결정은 어땠을까?

'견책'이었다.

 

 "C 교사는

고3 담임을 맡아 학생

 대부분을 취업시키는 등 헌신했다",

 

"본인이 자숙하고

후회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였다. 이 학교의

남자교사 D씨는, 음주 운전으로 어린이

보호구역을 달리다 11살 어린이를
친 뒤 뺑소니쳤다.

 

중기청

자료에 따르면 D 교사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1%, 면허정지

 기준인 0.05%를 훨씬 웃도는

만취 상태였다.



그런데 학교 징계위원회는

"D 교사가 교통사고를 낸 뒤 도주하고

 음주운전을 한 사실은 명백하지만,

 

고의가 입증되지 않았다",

 "학교발전을 위해 기여한 모범교사다"라는

의견을 내고 또 '견책' 처분했다.

 

 사건을 맡은 전주지검

군산지청은 D 교사의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하고, '도주차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신앙심이 깊다"

 "변호사 비용이 많이 들었다"
"성도착증은 질병이니까..."


"죄는

 저질렀지만 돈을 벌진 않았다."
"음주 상태로 뺑소니 사고...

고의 입증 없다"

이 공무원들은

 성범죄와 음주운전 뺑소니 등의 범죄를

 저지르고도 경징계를 받거나 중징계

 

 

중에서도 가장 가벼운 처분을 받았다.

 그리고 징계위원회가 경감사유로 든 이유도 가지가지였다.

이 경감 사유를 국민들도 받아들일 것이라 여겼는지

 징계위원들의 생각이 궁금해진다.


 

류란

 

 류란 기자

nany@kbs.co.kr